CRYING NUT

 
   
15주년 표류기 한겨레 인터뷰 <여전히 ‘악동’…“환갑 크라잉넛도 멋지겠죠?”>
 
여전히 ‘악동’…“환갑 크라잉넛도 멋지겠죠?”

[데뷔 15돌 5총사 ‘취중수다’]
결혼하고 나잇살 늘어도
재미를 원동력 삼아 노래
“언제까지나 홍대 앞 지킬래요”
23~24일 기념공연…책·음반도



» 어느덧 데뷔 15돌을 맞은 ‘영원한 악동’ 크라잉넛 멤버들이 지난 1일 서울 홍대 앞 어느 바에 모여 ‘취중수다’를 떨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경록, 김인수, 이상혁, 이상면, 박윤식.

1995년 4월, 서울 홍대 앞 클럽 드럭.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 1주기를 추모하는 공연을 하던 한 국내 밴드 멤버들이 연주하던 악기를 바닥에 내리쳤다. 순간 객석에서 불쑥 뛰쳐나온 네 명의 악동들이 기타니 앰프니 마구 때려부수기 시작했다. 이들의 미친듯한 몸부림은 바닥 한편에 쌓아올린 맥주캔 무더기로의 다이빙으로 이어졌다. 드럭은 ‘광란의 도가니’로 변했다. 클럽 사장이 물었다. “니들, 뭐하는 놈들이냐?” “저희도 밴드 하는 놈들인데요.” “그래? 오디션 보러 와라.” 얼마 뒤, 크라잉넛이라는 이름의 밴드가 드럭 무대에 등장했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다. 초·중·고등학교 동창 사이인 박윤식(보컬)·한경록(베이스)·이상면(기타)·이상혁(드럼) 네 명의 악동은 30대 중반이 됐다. 2집(1999)부터 참여한 김인수(키보드)까지 멤버는 다섯으로 불었다. ‘말달리자’ ‘밤이 깊었네’ 등 수많은 히트곡과 함께 여섯 장의 정규앨범을 내면서 크라잉넛이라는 이름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가 됐다. 그동안 바뀐 건 뭐고, 안 바뀐 건 뭘까? 지난 1일 크라잉넛을 만나 술잔을 사이에 두고 ‘취중수다’를 떨었다.



“바뀐 거요? 다섯 중 셋이 결혼을 했고, 하나는 일곱살 아이도 있고, 살집도 늘었고….”(이상면)

“예전에는 이상한 짓 많이 했죠. 인수 형이 피카추 인형에 곱창·선지를 가득 채운 뒤 공연에서 배를 갈라 꺼내는 거예요. 소녀 팬들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렸죠. 한국 최초로 ‘랩 메탈’을 하겠다며 얼굴을 랩으로 둘러싸고 공연하기도 했어요. 숨 쉬기가 어려워 젓가락으로 코에 구멍을 뚫다가 코피가 터졌는데도 계속 연주했다니까요. 하하하.”(이상혁)

“전에는 무조건 우리만 최고였고 다른 스타일 음악은 짜증났거든요. 이젠 다른 사람 인정하고 다른 음악들도 폭넓게 듣게 됐어요.”(박윤식)

“안 바뀐 거요? 여전히 철 안 들었고, 멤버도 매니저도 그대로고, 술 좋아하고….”(한경록)
“늘 ‘재미’를 원동력으로 삼는 거요. 한번도 음악을 공부나 일로 생각해본 적 없어요. 밝고 신나는 노래만 계속하고 싶은데, 세상 돌아가는 꼴이 우릴 내버려두지 않네요. 그러다 보니 지난해 <불편한 파티>처럼 날 세운 앨범도 나오고.”(박)

“홍대 클럽에서 꾸준히 공연하는 거요. 유명해지면 클럽 공연을 꺼리는 밴드도 있지만, 우리에게 클럽은 고향이자 놀이터 같은 곳이에요. 클럽 공연 합법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언제까지고 홍대 앞 문화를 지키고 싶어요.”(한)

크라잉넛의 역사는 그대로 홍대 앞 인디신의 역사와 겹친다. 이들은 요즘 매달 클럽을 돌며 ‘크라잉넛 쇼’를 열고 각기 다른 장르·연배의 음악인들을 골고루 참여시킨다. 인디 음악인들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홍대 앞 3대 명절’이란 게 있다. 크리스마스이브, 핼러윈 데이, 그리고 ‘캡틴록’ 한경록의 생일이다. 해마다 2월11일 홍대 앞 음악인들 100명 이상이 모여 마시고 떠들고 노래한다.

이들은 오는 23~2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여는 데뷔 15돌 기념공연에서 부를 곡을 추리느라 머리를 뜯는 중이다. 100여곡 중에서 25~30곡을 골라내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여름께 발매할 15돌 베스트 앨범은 더욱 고민스럽다. 지난 15년을 15곡으로 압축해내야 한다. 베스트 앨범과 함께 15돌 공연 실황 디브이디, 책 ‘크라잉넛처럼 놀고 크라잉넛처럼 즐겨라’(가제)도 내놓을 예정이다.


“크라잉넛을 언제까지 할 거냐고요? 한 40주년은 돼야 폼나지 않을까요? 환갑 맞은 할아버지들이 ‘우린 크라잉넛이에요!’ 하며 공연하면 정말 멋질 것 같지 않나요?”(한)

“뭐, 그렇긴 한데, 그날이 최대한 천천히 왔으면 좋겠어요.”(김인수)

“그때가 되면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날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이상면)

“난 뱀파이어가 돼서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거야. 근데 나 지금 무지 배부른데 왜 계속 먹지?”(이상혁)

“키 크려고 그래.”(한)


공연 문의 (02)3274-8600.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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